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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가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그리워하고 분노했을 때는 밤 시간이었지 않을까요. 그리움, 증오, 그런 감정들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어루만졌을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카미유가 삶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유가 아름다운 달빛이었다고 얘기했던 게 기억이 나요. 굉장히 쓸쓸한 느낌의 자연. 그렇지만 너무 아름다웠을 그 달빛을 표현했습니다. 카미유를 애정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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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가 정신병원에서 보낸 하루하루의 마음을 표현해봤어요. 여러 가지 푸른빛 핑크빛 다양하게 있어요. 씨줄과 날줄로 우리 삶이라는 게 엮여가죠. 까만색으로만 아주 갑갑하고, 답답하고, 미워하고,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죽을 것 같고, 그런 걸로 꽉 차 있다면 정신병원에서 30년을 살 수없었을 것 같아요. 아주 적막하고 고독하고, 캄캄한 안에서도 무언가를 기다린다던가, 그리워한다던가. 키미유가 그전에 가졌던 어떤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하루하루를 살지 않았을까요.

하나하나 색칠하며 채워가는데 언제 다 채우나 막막한 거예요. 그러다 카미유도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지막쯤에 왔을 땐 카미유가 행복하게 죽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끝이다. 이제 이 막막함이 끝이다. 카미유는 어쩌면 정말 가볍게 돌아가셨을지도 모르겠다. 돌아가시기 바로 전에는 어쩌면 가장 처절하게, 너무나 그 하루 온 하루가 다 까맣게 짓눌릴 만큼 그립고, 애달프고, 쓸쓸하고, 적막하고 하다 끝내 자기의 죽음을 알았을 것 같아요. 나중에는 '다 됐다' 하면서 행복하게 가셨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을 느끼면서 스스로 위안을 했어요. 늘 새카맣지만은않았을 거라는 생각으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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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한창 심해지면서 세 달 동안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정말 없었던 때가 있었어요. 어둠이 나를 다 뒤집어쓰고 있고, 뾰족뾰족하게 가시를 세워서 아무도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모양이에요. 요즘에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노무사, 공무원, 공기업 같은 시험공부를 준비하면서 모두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는 많이 느껴요. 내가 경험했던 시간을 다른 사람도 많이 겪고 있겠구나. 코로나 때문에 더 면접을 봐도 다 온라인 줌으로 보고, 시험을 쳐도 온라인으로 하고, 시험공부도 온라인으로 하고.

나도 카미유처럼 갇힌 것 같은,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은,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고, 언제까지인지모를 그 기억 없는 순간들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무섭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제 짝꿍 때문이에요. 제주에 사는 짝꿍이 그냥 제주와라. 해서 제주에서 함께 지내며 훨씬 안정적인 상황이 됐어요.